장모님이 중환자실에 입원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익산에 있는 어느 대학병원으로 향하였습니다. 어두운 밤에 익산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는데 택시 안에서 옛 노래가 구슬프게 흘러나옵니다. 한때 유행하였던 가수 조미미의 ‘먼데서 오신 손님’이라는 유행가였습니다.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렇게 기다려도 오지않던 님인데 꿈속에서 그린 님인데 어이하라고 어이하라고 나는 나는 어이하라고 대답해 주세요 말좀하세요 무어라고 말하리까 무어라고 말하리까 먼데서 오신손님
눈을 지그시 감고 그 노래를 감상하는데 33년 만에 이 지역을 방문하는 저를 두고 노래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33년 전에 이 지역에서 검사 생활을 하였습니다. 신앙이 뜨거웠던 시절 예수 믿는 검사로 이 지역을 갈고 다니면서 복음의 은혜를 전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통일교로 넘어 갈 위기에 처해있던 한 교회당에 찾아가서 채권자들을 모아놓고 조금만 참아달라고 외치면서 유예를 받았던 곳도 이곳입니다. 지금은 그 교회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 중에 하나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죄수에게 검사실에서 복음을 전해 극적으로 예수 믿게 한 적이 있는데 그 여인도 이곳 출신이었습니다. 이 지역의 많은 교회들에 다니면서 제가 받은 은혜를 기쁨으로 전했던 곳입니다. 가진 것도 없으면서 모든 것을 가진 사람처럼 살았던 곳입니다. 오직 주님이 주신 은혜로 가능했습니다. 33년 전에 주신 은혜를 기억하면서 회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주님이 베푸신 모든 은혜를 잊지 말아라(시103:2).” 이 말씀에 따라서 옛 성인들은 받은 은혜를 기억하는 훈련을 중요한 영성훈련 중에 하나로 꼽았습니다. 그 동안 주신 은혜를 너무나 자주 망각하고 살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주님은 나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시는 은혜를 베푸셨는데 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주님은 나의 모든 병을 고쳐주시는 분이셨는데 그 은혜를 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주님은 나의 생명을 파멸에서 건져주셨는데 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주님은 사랑과 자비로 나에게 나를 단장해 주셨는데 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주님은 지금까지 평생을 좋은 것으로 흡족히 채워주셨는데 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나의 젊음을 독수리처럼 늘 새롭게 해주셨는데 망각하면서 살았습니다(시103). 33년 만에 이 지역을 방문하면서 주님께 여쭈었습니다. 주님! 33년이 흘렀네요. 주님 그 후에 제가 주님을 잠시 잊은 적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를 잊은 적이 없다. 주님, 제 마음 속에서 주님에 대한 사랑이 식은 적도 있었는데요.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의 사랑은 식었어도,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은 냉랭할 때가 없었다. 주님 앞에서 많은 결함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그 결함은 더욱 정결을 향하여 박차를 가하라는 내가 준 신호였단다. 주님, 내 영혼이 메마를 때가 있었고 비참해질 때도 있었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의 영적성장을 위해서 내가 보낸 신호였단다.
내가 주님을 망각하면서 살았던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주님이 나를 망각한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주님에 대한 사랑을 놓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님이 나를 한결같이 사랑하였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주님께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님이 나의 모든 죄를 용서하셨다는 것입니다. 내가 나의 삶에 다가온 고통을 안고 몸부림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주님이 나의 영적성장을 위해 그 가시를 보냈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주님을 잊은 적이 있지만 주님은 나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하나님 보다 세상을 더욱 사랑할 때도 주님은 나를 더욱 사랑하셨습니다. 내가 결함이 있을 때 주님이 나를 떠난 것이 아니라 주님은 나를 더욱 사랑하셨습니다.
내 영혼아 주님이 베푸신 모든 은혜를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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